2024. 11. 28. 22:10ㆍLife
배추씨로 만든 모종, 벌레 때문에 2번 심어
김장 김치 담그러 본가로
어제 아침에 눈 온 것을 보니, 떠오르는 태양과 어우러진 풍광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눈과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아파트 단지를 나가다가 5층 키만큼 자란 소나무가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꺾인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단지 도로로 나갔더니 나무에 쌓였던 주먹만 한 눈덩이가 3번이나 차에 떨어져 차가 찌그러지는 줄 알았다.
“쿵, 쿵, 쿵…!!!”
큰 소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가는 길에도 눈 때문에 3중 충돌사고가 나서 정체가 심했고, 돌고 돌아 본가에 겨우 도착했다.
오늘 아침에는 눈이 어제보다 더 쌓여서 놀이터에 있는 나무가 눈의 무게에 눌려 싸리 빗자루처럼 촘촘히 붙어 있는 나뭇가지가 거의 바닥까지 내려와 있어 그곳을 피해 다녀야 할 정도로 피해가 정말 심각했다. 다행히 해가 떠서 눈이 어제보다 순식간에 녹았지만, 아무튼 어제 김장하길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옥상에 2달쯤 키운 유기농 배추
본가에 도착하니 동생들이 배춧속을 다 만들어 놓았다. 특히 남동생이 배추씨를 사다가 모종을 만들어 옥상에 배추를 심었는데, 그렇게 재배한 걸로 김장해서 마음이 뿌듯했다. 그동안 옥상에 심은 부추, 파, 상추, 스테비아, 고추 등은 모종을 구입해서 심었었지만, 모종을 키워보기는 처음이다. 작년에 절임 배추로 김장했다가 너무 맛이 없어서 올해는 큰마음 먹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배추 모종을 사서 심고 잘 수확했는데, 작년에는 좀 힘들어 절임 배추로 김장했다가 맛이 너무 없어서 다들 실망했었다. 이번에 배추씨 모종 키우길 시도한 이유는 올해 남동생이 처음 스테비아를 심어서 성공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겨서 그렇다. 실제로 농업 쪽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그것도 가정집에서 모종을 배양하면 될까? 안 될까? 고민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걱정을 잠재우듯 모종이 잘 자라서 자신만만하게 옥상에 배추를 심었는데, 안타깝게도 농약을 안 줬더니 벌레가 배춧잎을 모조리 갉아 먹었다.
눈 때문에 급하게 70포기 수확
첫 번째 배추는 벌레 때문에 실패했고, 다시 모종을 키워 9월 중순쯤에 심었다. 아쉬운 것은 한번 실패하는 바람에 제때 배추를 못 심었고, 또 눈이 온다고 해서 일찍 수확해 배춧속이 덜 영글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했는데, 아쉬우나마 모종 90개 심은 것 중 70포기를 수확해 김장했는데, 형제끼리 나누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그래도 배춧잎이 첩첩이 쌓인 것이 달고 아삭아삭해서 얼마나 맛있던지, 약 하나도 안 주고 키운 유기농이어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흡족했다.
점심때 삼촌한테 전화가 와서 “배추씨로 모종 만들어 심었다가 벌레가 다 먹어 치워서 첫 번째 실패하고 두 번이나 심었다”고 했더니 “내년부터는 20리터 정도 되는 플라스틱 통에 소주 한 병이나 막걸리 한 병 넣은 후 물을 주면, 벌레가 싹 죽는다고 그렇게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이번 김장 김치에는 설탕 대신
직접 재배한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 넣어
특히 이번 김장 김치에는 옥상에서 처음 키워서 성공한 스테비아를 분말로 만들어 설탕 대신 넣었다. 스테비아는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이며, 설탕보다 200~300배 더 달다. 주성분인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와 레바우디오사이드(Rebaudioside) A, C 때문에 그렇다. 스테비아 1g(1,000mg)은 티스푼으로 약 1/5 정도 되는데, 1g당 200~300배의 단맛이 있어서 손에 조금 스친 가루를 입에만 대도 달다.
스테비아는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에 칼로리가 0에 가깝고,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에 아주 유용하다. 요리와 음료에 설탕 대용으로 사용하는데, 커피나 차에도 조금 넣어 마실 수 있다. 다만 단 맛이 너무 강해서 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스테비아는 설탕처럼 급격하게 혈당을 올리지 않아서 당뇨 관리를 하는데 대체 감미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의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항산화 성분은 노화의 시간을 느리게 해주면서 면역력도 강화해 주고, 항균 적 특성은 충치를 비롯해 치은염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국화과 식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주의가 필요하고, 과도하게 섭취하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거나 신장 및 생식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치에 넣는 설탕
유산균의 먹이 되어 발효 촉진
김치 담글 때, 설탕을 넣는 이유는 발효과정에서 유산균의 먹이가 되도록 발효를 촉진하고, 단맛을 더해 풍미를 더해주면서 다른 맛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설탕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매실청 또한 발효를 돕고 조화로운 맛을 내주는데, 특히 유기산이 소화를 촉진해 위장 건강을 개선하고, 구연산과 비타민C가 피로를 해소하면서 면역력도 강화한다. 또 폴리페놀 성분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데, 아무리 맛있더라도 지나치게 먹으면 건강에도 안 좋다. 반찬에도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되고, 물에 타서 마시는 것도 하루에 한두 잔 정도 마시는 걸로 끝내야 한다.
생 매실은 100g당 칼로리가 약 46kcal, 설탕과 함께 발효되는 매실청은 100g당 약 231kcal, 흰 설탕은 100g당 약 387kcal, 누런 설탕(흑설탕)은 100g당 약 390kcal로 흰설탕보다 미네랄 같은 영양소가 좀 더 포함되어 있다. 단맛을 내는 스테비아, 매실청, 흰설탕, 흑설탕 등은 각자 건강 상태와 취향에 맞춰 지나치지 않도록 섭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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