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4. 16:49ㆍ인간관계
만날 때마다 반복되는 자랑거리 “너무 지쳐요”
그렇다고 버리기도, 안 만날 수도 없는 공생 관계
집 밖을 나가는 순간,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마주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각종 모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낸다. 특히 행사장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사업상 일부러 그런 곳만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다.
청춘 남녀는 상대의 짝을 만나기 위한 바람이 있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만남의 우선순위가 자신이 하는 일과 연관되길 바란다. 그래서 대형 교회에 사업 때문에 나가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 만남의 과정에서 종종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생긴다. 어찌 되었든 한번 인연을 튼 다음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 마시고, 식사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그렇게 만남의 시간이 늘어나면 공통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고향을 비롯해 출신 학교, 부모·형제, 재산 규모, 미혼인 경우 애인 유무 등등, 상대방에 대해 파악하려고 노골적으로 물어본다. 심지어 가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애인 있냐? 요즘 애인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 없으면 바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물론 그런 것들이 몹시 기분이 나빠도 유머로 넘기면서 어쩔 수 없이 말을 섞게 되고, 그런 관계가 불편하면 거리를 두면서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고 결국 인연도 끝난다.
밥·커피 공짜, 가끔 선물 줘서 ‘귀찮음’ 감수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과 어울리길 바라고 사업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의 고향과 출신 학교, 경제 상황을 빨리 알고 싶어 한다. 심지어 사주까지 보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알고자 하는 것들이 충족된 후, 그 사람 덕을 좀 볼 수 있을 것 같으면 무조건 달라붙는다.
문제는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경제적 상황이 우의라고 생각되면 매번 하는 말이 있다. 그 말은 만날 때마다 반복된다. 바로 자랑거리다. 인내심 테스트는 그렇게 시작이 되고, 만날 때마다 자랑거리를 늘어놓아도 외면할 수 없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다. 고물가 시대에 만날 때마다 밥 사주고, 커피 사주고, 가끔 선물도 주니, 자랑거리 늘어놓는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우위인 상황을 파악하면, 만날 때마다 점심과 커피 사면서 약간의 호의를 베풀면서 조상부터 시작해 자식들, 손자·손녀 자랑을 시작한다. 한번 시작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길다. 특히 비싸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싸구려도 아닌 선물들을 적절할 때쯤 안기니, 버리기엔 아까운 존재가 되고 외면할 수도 없게 된다.
치매 걸린 것 아닌지, 했던 말 하고 또 하고…!!!
집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집안의 조각품 사진을 카톡으로 종종 보낸다. 한번 보내고 5초도 안 지나 똑같은 사진을 또 보낸다. 이런 일을 여러 번 당하면 정말 어의가 없다. 가족 모임 사진을 비롯해 손자·손녀들 상 받은 사진, 졸업식 사진 등등 정말 귀찮다. 내 일도 쌓여있는데, 그런 사진까지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다니 세상사 불평만 늘어난다. 참 거지 같다고… !!!
“못된 버릇, 자랑 또 시작이네, 이런 건 죽어야 끝나는 거야?”
손자·손녀의 졸업식 날짜, 졸업식 사진, 상 받은 날짜, 상장 사진, 학위 받은 사진 등등, 자랑거리가 넘치고 넘친다.
그래도 그동안의 인연과 또 그 사람과 연결된 사람들을 생각해 참고 또 참는다. 극심한 시달림이 지나고 나면 며칠은 잠잠하다가 그 자랑이 또 시작된다. 돈이 많아서 불편한 일도 없고, 큰 걱정거리도 없어 매일 자랑할 것만 생각한다.
진득한 사람, 찾아보기 힘들어
나의 작은 삼촌 K는 정말 진득한 분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정말 대단하다. 경찰 공무원으로 퇴직한 삼촌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큰아들을 대기업에 다니고, 작은 아들은 의사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그런 걸 하나도 모른다. 평소 그런 자랑거리를 늘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큰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 모였다. 사람들은 왜 서울대학교에서 결혼하는지 의아해했다. 그리고 아들이 졸업한 학교에서 결혼식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이 서울대학교를 졸업했구먼!”
“큰아들은 대기업에 다니고 둘째 아들은 의사래요.”
동네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아니, 그렇게 훌륭한 아들을 두시고, 그동안 왜 그런 얘길 안 한마디도 안 했어요?”
“그게 뭐 자랑거리라고…!!!”
국가유공자 집안의 자랑스러운 삼촌은 평소 말이 없고, 말 한마디를 해도 남한테 해가 가지 않도록 매우 조심하신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우리 모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조심해야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고,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도 있다.
사람 人(인)은 두 사람이 등을 맞댄 형상, 자랑보다는 배려 필요
사람 人(인)의 한자는 두 사람이 등을 맞댄 형상이다. 나와 등을 맞댄 사람은 가족들, 학교 동창들,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은 사람들 덕분에 세상의 끈을 이어간다. 특히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특별한 인연이 있어 가족이 되었고, 가족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가족 다음으로 인연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인간은 수백만 년의 복잡한 진화 과정을 거쳐서 지적 능력을 갖췄다. 모든 생명체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특별한 존재다. 그 덕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고귀한 자리도 부여받지만,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희한한 사건·사고를 보면 ‘존재의 고마움’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인간은 원숭이와 DNA가 약 98% 일치하고 침팬지와는 98.8% 유사하다. 인간이 침팬지와 공동 조상을 공유하고 있어도, 침팬지가 수백만 년 이상의 진화 과정을 거쳐서 인간처럼 된다는 보장은 확신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스리고 지배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렇게 귀한 우리 인간이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안 될 일지만,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자랑도 정도껏, 지나치면 독이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한자 성어가 있다. 욕심을 부려 물건을 마구 사고, 음식을 많이 만들어 쟁여 놓으면, 결국 일 년 내내 입지 않는 옷도 많아지고 음식도 상해서 쓰레기로 버리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적당한 중도의 길을 가르쳤다. 지나침과 부족함이 없는 중도, 자랑거리도 중도에 그쳐야 한다. 중도를 벗어나 지나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한계를 느낀다.
자랑거리에 지친 사람들은 상대의 경제적 우위, 권력의 우위 등을 생각해 ‘노골적인 싫음’을 내색하지 않지만, 그런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자기 발등은 자신이 찍는 것처럼, 지나친 자랑거리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걸,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자기 가족에게 매일 자랑거리를 늘어놓으면 어떤 반응을 할까. 한번 듣고, 두 번 들으면 가족들도 싫어한다. 따라서 자랑할 때도 정도껏 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 누구든 미움을 받기보다 적당한 선을 지켜서 존경받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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