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도리

2024. 12. 16. 14:27인간관계

제대로 된 사람으로 사는 길

우리가 자주 마주하는 사람들은 인연이 있어서 그렇다. 가족이나 친인척은 필연적 인연이지만, 사회생활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난다.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경비 아저씨와 청소하는 아주머니도 인연이 닿아서 만나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에 얼굴이라도 보면 반갑게 인사해야 한다. 모른 척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사는 게 너무 팍팍해서 그렇다. 뒤에서 욕할 필요도 없다. 삶이 힘들면 심지어 가족에게도 친절하지 않다. 짜증 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사람의 도리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관심과 사랑이다.  Alexy_Hulsov/px

 

거창한 것이 아닌, 사람의 도리

길을 오가다 보면 처지가 몹시 안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먹을 거나 돈이라도 조금 주면 좋다. 뭔가 주는 것은 받은 것보다 마음이 흐뭇하다. 평소 그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신경을 쓰면서 사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대체로 평안하다. 살벌하지 않고 인색하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얼굴을 보면 나름대로 뭔가 느낀다. 관상의 대가가 아니어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얼굴을 보고 대충 감을 잡는다.

 

~ 이 사람은 이렇구나!”

 

그런 직감, 느낌이 거의 맞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든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편안하고, 착한 사람, 정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자기 얼굴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과 마음이 되겠지만.

 

우리는 사회생활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주말이라면 노숙자들도 가끔 마주할 수 있다. 전철과 연결된 상가에서는 노숙하는 할머니도 만날 수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외면하지 말고 수중에 현금 가진 거라도 있으면 좀 챙겨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카드로 먹을 거라도 좀 사주면 큰 힘이 된다. 사람의 도리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관심과 사랑이다. 

 

어려운 이웃 헤아릴 줄 아는 최고의 삶

우리 주위에 꼭 노숙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생활고로 고생하는 일이 꽤 있다. IMF를 맞아 사업체가 망하고 파산한 사람들도 많고, 사업의 몰락과 함께 가족 구성원들도 힘들어졌다. 경제가 침체하여도 잘나가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잘나간다. 그런 사람들은 탁월한 감각과 밑천이 있기 때문이다. 돈이 돈을 번다고, 아무래도 밑천이 없는 사람은 돈 벌기가 더 힘들다.

 

세계 인구의 약 1~5% 정도가 상류층이고, 30~50% 정도가 중산층이다. 살다 보면 삶의 정도(, )가 갑자기 바뀌는 일은 드물다. 돈이 많으면 생활이 편리하지만,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돈은 교만을 불러오고, 특히 쓸데없는 생각을 현실로 옮기게 한다. 우선 돈이 많으니까 직장 생활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래서 할 일 없이 지내다 보면 심심해서 이런저런 것에 손대기 시작해 심하면 마약까지 하게 된다.

 

게다가 돈만 있으면 최고인 줄 알고, 술 먹고 음주 운전을 해서 인명사고 내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긴 세월 후회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돈이 많으면 편리할 수 있어도 적당하면 그걸로 족하다. 돈 많아서 실업자처럼 노는 것보다 직장에 다니면서, 또는 사업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것이 오히려 심신 건강에 좋다.

 

운 좋게 부를 손에 쥐었다면,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 온정을 베풀면서 사는 것이 사람 된 도리다.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이다.

자선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3)고 했다. Alexandra_Koch/px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열심히 일하는 보람, 조금이나마 나눔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세상의 최고 권력을 가진 임금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다. 돈 가지고 떵떵거리고 거만 떨고 권력에 빌붙어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옆에서 보기도 참 딱하고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살다가 망해봐야 정신을 차린다. 돈이 많으나 인색하고, 돈 쓰면서 온갖 생색내는 사람들 보기도 많이 봤다.

 

자선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3)고 했다. 그러나 겸손과 선한 마음은 오간 데 없고, 자신이 해준 거(선물, )에 대해서 사방팔방에 얘기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듣는 사람도 불편하고, 받은 사람은 더더욱 불쾌하고 걱정스러워진다.

 

필자는 기부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그 사람들 얼굴 보면서 먹을 거 하나, 돈 한 푼이라도 주는 게 낫다. 왜냐하면 기부금 받아서 생활비로 가족에게 송금해 주고, 사무실 잡비, 직원 월급, 밥 사주면서 수표 척척 남발하는 등 참으로 보기에 안 좋다. 기부금 홍보하면서 걷은 것일지라도, 남의 돈이라고 너무 안일하게 사용하면 죄를 짓는 일이다.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한다. 

 

물론 기부하는 사람 중 돈이 많아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수도사가 어렵게 기부한 돈이 올바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봤다. 돈이 세상의 모든 걸 대변해 주는 것처럼 살아선 안 된다. 인간이라면 인간 된 도리를 하는 것이 삶의 기본이다.

 

조그만 마음이 모이면 배가 되는 선행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그래서 우리가 살면서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먹을 거 하나, 돈 한 푼이라도 줘야 하는 것이다. 물론 나의 작은 마음이 뭐 그리 도움 되겠는가 생각할지 몰라도, 나처럼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면 그런 것이 배가 되어 곤궁한 삶에 그나마 한 줄기 빛이 보이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필자는 달리기를 정말 잘한다. 원래 운동에 소질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어려서 전화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 동네 이웃들한테 전화가 오면 빨리 달려가서 전화 받으라고 전해주었는데, 운동하는 걸 제일 싫어하는 것도 모르시던 초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육상선수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거절하느라고 아주 애먹은 적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선을 베풀면, 그 선은 나를 비롯해 가족들을 편안히 보살펴 준다. 남들에게 좋은 일 하는 것이 절대로 아까운 일이 아니다. 남의 해롭게 하면(험담, 해악질) 언제가 나를 찌르는 칼이 되고, 착한 일을 하면 더 풍요로운 삶을 선물한다. 우리 모두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된다면,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인생에서 최고의 값어치 있는 일이다.